친구 물건을 자꾸 가져갈 때, 빼앗기보다 기다리기를 가르치는 방법
놀이 중 한 아이가 친구가 쓰던 자동차나 인형을 갑자기 가져가면서 다툼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단순히 “뺏으면 안 돼”라고 제지하기보다, 갖고 싶은 마음을 인정하면서도 기다리고 요청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상황을 짧게 정리해 주세요
갈등이 생기면 교사가 멀리서 “사이좋게 놀아”라고 말하기보다 가까이 가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중요한 것은 잘잘못을 빠르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지금 벌어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짧고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 자동차는 지우가 가지고 놀고 있었고, 민준이도 그 자동차를 쓰고 싶었구나.”
이렇게 말하면 한쪽을 바로 혼내지 않으면서도 현재 사용 중인 물건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알려줄 수 있습니다.
지도 전에 정해두면 좋은 약속
같은 갈등이 자주 생기는 교구는 교실 안에서 사용할 방법을 미리 정해두면 좋습니다. 모든 교구에 복잡한 규칙을 만들기보다 자주 다투는 몇 가지부터 시작합니다.
- 한 친구가 사용 중이면 먼저 말로 요청하기
- 기다려야 할 때 사용할 짧은 표현 정하기
- 오래 기다리는 교구는 순서를 확인할 방법 마련하기
- 수량을 늘릴 수 있는 교구와 어려운 교구 구분하기
기다림을 가르친다고 해서 무조건 오래 참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비슷한 놀잇감을 제안하거나 순서를 눈에 보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단계별로 이렇게 중재해 보세요
1. 먼저 물건을 원래 사용하던 상태로 돌려놓습니다
친구 손에서 갑자기 가져간 경우라면 교사가 차분하게 개입해 원래 사용하던 친구에게 물건을 돌려줍니다. 이때 “나쁜 행동이야”라고 평가하기보다 행동만 짚어줍니다.
“이 자동차는 지우가 먼저 가지고 놀고 있었어. 지금은 지우에게 다시 줄게.”
2. 갖고 싶은 마음을 말로 바꾸어 줍니다
물건을 가져간 아이에게는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문장을 알려줍니다.
“민준이도 자동차가 필요했구나. ‘다 놀고 나면 나도 빌려줘’라고 말해볼까?”
아이가 바로 따라 말하지 않아도 교사가 대신 말해주며 반복해서 들려줄 수 있습니다.
3.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을 함께 정합니다
“기다려”라는 말만 하면 아이에게는 언제 끝날지 알기 어렵습니다. 짧게 기다릴 수 있다면 가까이에서 순서를 지켜보고, 시간이 길어질 것 같다면 비슷한 교구나 이어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제안합니다.
“지우가 이 길을 한 번 더 달리고 나면 민준이 차례로 해볼까?”
“그동안 이 트럭으로 옆에 주차장을 만들어도 좋아.”
4. 물건을 건네는 순간까지 연결합니다
순서가 되었을 때 교사가 놓치지 않고 연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우가 다 놀았대. 아까 기다렸던 민준이에게 자동차를 건네줄까?”
기다린 경험이 실제 차례로 이어져야 아이도 다음 상황에서 기다림의 의미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연령별로 조금 다르게 적용해 보세요
영아
긴 설명보다 즉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가 쓰고 있어. 기다렸다가 하자”라고 짧게 말하고, 교사가 가까이에서 다른 놀잇감을 함께 찾아줍니다. 아직 말로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교사가 “주세요”, “다 하고 주세요”와 같은 짧은 표현을 대신 말해줄 수 있습니다.
3~4세
간단한 요청 문장을 반복해서 연습할 수 있습니다. “나도 하고 싶어”, “다 하면 알려줘”처럼 짧은 표현을 사용하고, 기다릴 순서를 교사가 함께 확인해 주세요.
5~7세
아이들이 해결 방법을 직접 제안하도록 질문해 볼 수 있습니다. “둘 다 이 자동차를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묻고 번갈아 사용하기, 시간을 정하기, 함께 놀이하기 등의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런 어려움이 생긴다면
같은 아이가 계속 친구 물건을 가져간다면 ‘욕심이 많다’고 판단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행동이 반복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 인기 교구에서만 발생하는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긴지, 말로 요청하는 방법을 아직 익히는 중인지에 따라 지원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물건을 항상 양보하는 아이에게 “착하다”고만 칭찬하는 것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 양보하고 있다면 “지금 더 가지고 놀고 싶으면 그렇게 말해도 돼”라고 자기 의사를 표현할 기회를 주세요.
교사 체크리스트
- 누가 먼저 사용하고 있었는지 차분하게 확인했나요?
- 행동을 제지할 때 아이 자체를 평가하지 않았나요?
- 갖고 싶은 마음을 말로 표현하도록 도왔나요?
- 기다려야 하는 이유와 순서를 알려주었나요?
-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을 제안했나요?
- 기다린 아이에게 실제 차례가 돌아오도록 연결했나요?
- 반복되는 갈등의 원인이 교구 수나 환경에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았나요?
또래 갈등은 없애야 할 장면이라기보다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교사가 대신 판결해 주는 데서 끝내기보다, 아이가 다음번에는 말로 요청하고 기다려 볼 수 있도록 한 단계씩 연결해 주세요.